2023년 04월 12일 TV조선 줄지 않는 음주 사고…근절 대책은?

교통사고 피해자 전문 변호사 정경일 인터뷰 내용입니다.

[앵커]

사회적 공분이 아무리 커도 처벌을 아무리 강화해도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정말 방법이 없는 걸까요? 홍혜영 기자와 따져 보겠습니다.

홍 기자, 배승아 양 사고 직전 가해 운전자의 모습이 어제 공개됐는데 충격적이더군요?

[기자]

네, 화면을 보시면 남성이 건물을 나서면서부터 갈지자로 비틀거립니다. 몸도 가누지 못하는데 이 상태로 차로 가 기어이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승아 양 사고 다음날엔 음식을 배달하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음주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숨진 피해자는 아이 셋을 둔 가장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10일 인천공항 고속도로에선, 만취한 엄마가 6살 딸을 태우고 운전하다가 차가 전복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보기만 해도 아찔한데,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가 나는군요?

[기자]

네, 최근 통계를 보면, 음주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윤창호법' 시행 이후에도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 수는 줄어드는가 싶다가 지난해 다시 늘었는데요. 코로나로 거리두기 때문에 잠시 감소했다가 도로 제자리인 셈입니다. 특히 재범률이 높다는 게 문젭니다. 음주운전 사고 운전자의 음주 전력이 최소 1번 이상인 경우는 40%를 넘습니다.

[앵커]

음주운전 처벌 수위가 많이 높아지지 않았나요?

[기자]

네, 현행 법에선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내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징역 8년을 넘은 경우가 거의 없는데요. 대법원이 권고하는 '양형기준' 때문입니다. 양형위가 기준을 높이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만 법에서 정한 형량에는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정경일 / 변호사 (교통사고 전문)

"법원에서는 살인은 고의 범죄 행위고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과실범이다 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음주운전은 무조건 과실범으로 볼 거 아닙니다. 누구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상당히 심각한 범죄입니다."

[앵커]

국민 눈높이와도 괴리가 있는데,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기자]

일본을 보면요, 음주운전 사망자 수가 2000년대초 1200명대에서 지난해 120명으로 극적으로 줄었습니다. 급감한 시기를 보면, 2001년엔 음주 사망사고 시 최대 징역 30년까지 가능한 법을 만들었고, 이후에는 동승자 뿐 아니라 차를 빌려주거나 술을 판 사람도 처벌하도록 했습니다. 대만은 지난해부터 10년 내 2번 이상 적발된 음주 운전자는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는 고강도 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처벌도 필요하긴 합니다만 예방이 중요하잖아요?

[기자]

네, 그래서 음주 전력이 있는 사람에겐 술을 마시면 아예 차에 시동이 안 걸리는 장치를 달게 하자는 주장도 나옵니다. 미국 캐나다 등이 시행하고 있고, 우리도 국회에 법안이 발의돼 있긴 하지만 사생활 침해 논란 등으로 진척은 없습니다.

[앵커]

특히 외국 사례를 보니까 우리가 참고할 만한 대책들이 여러 가지가 있긴 하군요. 잘 들었습니다.

홍혜영 기자(bigyim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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