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주차된 ‘화물차’ 밀려내려와 여성 끼어 숨져 “차주 책임 무거워”

작성일 2021-01-2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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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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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22일 매일안전신문 주차된 ‘화물차’ 밀려내려와 여성 끼어 숨져 “차주 책임 무거워”


교통사고 피해자 전문 변호사 정경일 인터뷰 내용입니다.


21일 15시 즈음 서울 강동구 주택가의 내리막길에서 주차돼 있는 소형 화물차가 미끄러져 30대 여성 A씨가 목숨을 잃었다. A씨는 갑자기 내려오는 화물차를 미처 피하지 못 하고 같이 밀렸고 결국 건물 벽면에 끼이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강동소방서 대원들은 A씨를 구조한 뒤 응급처치를 실시하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A씨는 깨어나지 못 했다. 아직 정확한 사고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강동경찰서는 해당 화물차 운전자 B씨로부터 핸드 브레이크를 채웠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나아가 화물차의 제동장치 결함 여부를 살피는 등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주행 중에 발로 밟아 감속하는 장치를 풋 브레이크라고 한다면 주차할 때 손으로 레버를 당겨 채우는 장치를 핸드 브레이크(주차 브레이크 또는 사이드 브레이크)라고 한다. 사실 주차할 때는 단순히 핸드 브레이크만 채워놨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웬만하면 경사로에는 주차를 피하는 것이 좋고 정 불가피하다면 반드시 차량 고임목을 받쳐놔야 한다. 차량 무게와 상관없이 고임목 기능을 하는 어떤 물체라도 차 뒷바퀴에 받쳐놓는 것이 좋다. 핸드 브레이크가 차량 뒷바퀴를 잡아주는 힘이 해당 차량의 무게보다 약하면 얼마든지 자연 후진으로 밀릴 수가 있다.


이번 사고는 제동장치 결함에 따른 것일 수도 있겠지만 고임목 미설치 등 운전자의 주차 부주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2일 오후 매일안전신문과의 통화에서 “소형 화물차라면 1톤 트럭으로 포터 또는 봉고일 것이다. 경사가 크지 않아도 일단 트럭의 관성이 결코 약하지 않다. 짐이 얼마나 실려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트럭 자체도 꽤 무겁고 뒤로 밀리는 차를 사람이 절대 못 막는다”며 “어떤 여성은 세단 차량이 이중 주차돼 있어서 차를 밀었는데 확 밀렸다. 차가 빨리 내려가니까 그걸 막는다고 반대쪽에서 손을 대고 막으려고 했다. 근데 관성이 세서 같이 밀렸고 벽에 부딪쳐 양쪽 무릎이 다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차에 밀려 벽에 부딪치면 그냥 위험한 정도가 아니라 치명적이다. 경사가 높으면 말할 것도 없고 낮더라도 움직이기 시작하면 관성이 붙기 시작한다. 큰 차량일수록 관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반대로 가서 손으로 막으면 절대 안 된다”며 “바로 피해야 한다. 차가 부딪쳐서 망가져도 보험 처리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차량 고임목이 설치된 모습. (사진=주식회사 세이브온)

A씨는 자기 소유의 차량을 막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지나가다 날벼락을 맞은 것인데 김 교수는 “이번 사고는 정말 불운했다. 1년에 경사로 차 밀림 사고가 2~3건씩 발생하긴 한다”며 “(B씨가) 주차를 제대로 안 해놓은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사이드 브레이크도 풀릴 수가 있어서 3가지를 해놔야 한다”면서 △핸드 브레이크 강력하게 채워놓기 △핸들을 돌려 바퀴가 보도와 차도 사이 경계석에 걸치게끔 해놓기(밀리더라도 턱에 걸리도록) △뒷바퀴에 고임목 설치하기 등을 제시했다.



핸드 브레이크는 기본 중의 기본에 불과해서 이걸 했다고 주차 운전자의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핸드 브레이크는 얼마든지 풀릴 수 있다.


김 교수는 “심지어 (살짝 경사가 있는 곳에) 사이드 브레이크만 채워놓았는데 그냥 서있다가 한 30분 후에 서서히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되도록이면 경사로에 주차를 안 하는 것이 좋고 할 수 없이 꼭 해야 한다면 반드시 3가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핸드 브레이크의 모습. (캡처사진=유튜브 채널 '송프로')

B씨의 법적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교통사고 전문 정경일 변호사(법무법인 LNL)는 통화에서 “안전하게 주차하는 것이 교특법상(교통사고처리특례법) 12대 중과실에는 포함되지 않더라도 명백한 과실치사가 맞다”며 “(B씨는) 운전자로서 이행해야 할 기본적인 안전 조치 의무를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유가족과 합의를 하지 않는 이상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과거에 내가 맡은 사건 중에서도 차에 밀려 보행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당시 가해자와 유족 간의 합의가 있어서 집행유예를 받게 됐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실형을 살게 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2019년 12월 일명 ‘하준이법’이 국회에서 통과됐기 때문에 이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의무사항 및 미이행에 따른 처벌 등은 더욱 강화됐다. 하준이법은 △아파트 단지를 도로에 포함(도로교통법 개정) △경사가 진 주차장에 고임목 등 미끄럼 방지 시설과 미끄럼 주의 표지판을 설치하도록 의무화(주차장법 개정) 등 2가지로 구성돼 있다.


하준이법의 계기가 됐던 故 최하준군은 2017년 10월 4살이었을 때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경사로에서 밀려온 차량에 치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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