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나서 '광란의 질주' 막았지만‥다쳐야만 보상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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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11.27. 오후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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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제주에서 도심을 역주행하던 차량을 시민 4명이 추격전 끝에 붙잡았다는 소식 어제 단독 보도로 전해드렸는데요.

추격전을 벌인 시민들은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자신의 차가 부서지는 것도 마다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시민들이 범인을 잡다 입은 피해는 보상이 어렵다고 하는데요.

김하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적막이 흐르는 새벽 3시, 제주시의 한 도로입니다.

한 소형차가 파란불이 들어왔는데도 출발하지 않고 서 있습니다.

수상하게 여긴 뒤차가 소형차 옆으로 가 상황을 확인합니다.

[최초 신고자 (음성변조)]
"맨 처음에 그 차량이 노랫소리를 엄청 크게 틀어놓고 막 소리를 지르고 있었어요."

주정에 가까운 말을 하던 운전자는 다시 중심가로 차를 몰기 시작했고, 7분여 뒤 갑자기 역주행을 시작했습니다.

마주 오던 차 사이를 이리저리 피하며 도망갑니다.

광란의 질주를 목격한 다른 운전자들은 경찰에 신고한 뒤 소형차를 뒤쫓았습니다.

3.5km를 도망간 소형차는 퇴로가 막히자 앞뒤로 차를 부딪쳐 빠져나가려다 결국 멈춰 섰습니다.

차에서 내린 여성은 "자신의 사진을 찍어달라"고 말하는 등 술에 잔뜩 취해있었습니다.

[목격자 (음성변조)]
"상태는 완전히 무슨 약 먹은 사람처럼 눈이 다 돌아가 있고 장난 아니었어요. 무섭더라고…"

경찰 조사 결과, 40대 여성은 혼자 술을 먹은 뒤 운전대를 잡았으며 마약 간이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습니다.

새벽이지만 아파트와 상가가 밀집한 곳이어서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지만 의로운 시민들의 행동이 추가 피해를 막았습니다.

[추격 시민 (음성변조)]
"그냥 사람을 칠 것 마냥 달리면 어떻게든 막아야 할 거 아니에요. 사람은 살리고 봐야 할 거 아니에요."

음주 도주 차량을 쫓았던 시민들의 차는 많이 부서져 수리비만 2천만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익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니지만 이들이 입은 피해는 보상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알아서 보험 청구하거나 사비로 고쳐야 합니다.

현행법상 의사자에게는 물질적 보상도 가능하지만 도운 사람이 숨지거나 다쳐야만 받을 자격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정경일/변호사]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추적자가 다치지 않았습니다. 의사상자에 해당이 안 돼서 아무런 보상도 못 받는데 입법의 미비로 보입니다."

경찰은 추격에 나섰던 시민들에게 감사장과 신고포상금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하은입니다.

영상취재 : 김보성(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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