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하던 화물차에 초등생 깔릴 뻔‥명함만 주고 간 기사
◀ 앵커 ▶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한 초등학생이 후진하던 화물차에 부딪혀 깔릴 뻔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넘어진 아이가 정말 간신히 몸을 피했는데, 화물차 기사는 달랑 명함 한 장만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이마저도 근처에서 사고를 목격한 학생이 요구하자, 그제서야 줬다고 하는데요.
정상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횡단보도 끝 부분에 서 있던 초등학교 남학생이 고개를 숙이고 우산을 접고 있습니다.
인도에 서 있던 화물차가 갑자기 후진하며 학생을 들이받습니다.
아이는 뒷걸음질치다 넘어집니다.
그런데도 화물차는 계속 후진하고 학생은 재빠르게 몸을 돌려 바닥을 기어가며 다가오는 바퀴를 가까스로 피합니다.
뒤쪽에서 우산을 쓴 한 여성이 급히 달려옵니다.
운전자는 그제서야 차에서 내려 아이에게 다가왔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화면 속 목격자는 인근에 사는 여중생이었는데, 아이가 다리를 다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목격자]
"멀리서 '살려주세요'라고 울부짖는 거예요. 아이는 떨면서 울고 있었고요. 기사분이 내리셔서 계속 사과하시고…"
사고가 난 곳은 바로 길 건너에 초등학교 있는 어린이 보호구역이었습니다.
화물차 기사는 인도에 불법으로 차를 댄 뒤 횡단보도에서 사고를 냈습니다.
화물차 운전자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도 않았고, 부모에게 연락하지도 않았습니다.
명함을 준 것도 목격자가 요구한 뒤였다고 합니다.
[목격자]
"아무런 조치도 안 하시길래 (제가) 좀 들은 게 있으니까 '전화번호라도 남기시라'고 (했더니) 명함을 가지고 오셨더라고요."
화물차 운전자는 경찰조사에서 "사고 뒤 아이가 '괜찮다'고 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경일/교통사고전문 변호사]
"어린이가 '괜찮다'고 한다고 적절한 구호조치 한 걸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교통사고로 사람이 다쳤는데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뺑소니도, 또, 스쿨존에서 사고를 낸 '민식이법' 위반도 모두 가중처벌 대상입니다.
경찰은 사고 영상 등을 분석해 뺑소니와 '민식이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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